한국에서 살고 싶지 않은 이유

내 자랑스런 조국 대한민국 ..
나는 한국인임이 늘, 그리고 참 자랑스럽다.


하지만, 한국을 처음으로 떠나기 전까지 나는 한국에 대한 불만이 참 많았다.
1. 학생들을 가둬서 주입식, 문제풀이식 공부만 시키는 비효율적인 시스템 (그래서, 고등학생 때 나는 외국에 나가서 살아야겠다 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한 것 같다..)
2. 조금이라도 튀면 꼭 한마디 듣고, 남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불편함
3. 허세, 과시를 조장하는 사회 , 비싼 것들을 들고 있어야 남에게 인정 받는 듯한 느낌
4. 지겨운 연고주의, 학벌주의



그리고, 2011년 12월 31일, 22살의 마지막 날에 생에 처음으로 한국을 떠났다.
한국을 떠나면 나는 무엇이라도 할 수 있고, 모든게 잘 풀릴 줄로만 막연하게 생각했다.
도착지 나라에 머문 초반부터 나는 우리나라가 얼마나 살기 좋은 나라고, 위의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참 그리웠다.. 슈퍼, 편의점이 도처에 있고, 늦게 다녀도 안전한 거리, 맛있는 한국 음식들, 벚꽃, 가을 낙엽, 예쁜 것들을 많이 파는 옷가게, 인터넷 쇼핑몰, 싸고 질좋은 물건들, 한국에서 사는 내국인이 누리는 당연한 권리 (외국에서는 우리가 외국인이니까 아무래도 불리한 점이 매우 많다) ...


처음 외국 생활은 내가 얼마나 한국인인지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처음 외국생활 1년 후 나는 다시 한국에 돌아가게 되었고, 이때는 외국 생활의 편리함에 대해서 상기하기 시작했다. 외국에서는 아무렇게나 하고 다니고, 남의 시선 의식 안하고 (물론 6년전만 해도 남미에는 동양인이 많지 않아서 특히 한국인, 나를 신기하게 쳐다보기는 했다. 특별함을 느낄 정도), 산들바람이 된것같은 자유로움을 느꼈었지 .. 귀국하자마자 맛있는 한국 음식과 집밥과 안전하고 아늑한 우리 집으로 돌아온 기쁨도 있었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자 한국이 갑갑하게 느껴졌다. 영어는 물론 기본이지만, 플러스로 다른 언어(세계 공용어 2위정도..) 할 줄 안다는 무언가의 특별함이 다시 외국을 나가야 겠다고 나를 흔들었다.



그리고 2018년 10월 현재, 외국 생활을 한지 만 6년이 다 되어간다.
처음 외국을 갔을 때 20대 초반의 어렸지만 당찼던 나는, 지금 20대의 완전 끝에 다다랐고,
여전히 한국은 그리운 나의 조국이고, 나의 생각은 조금 바뀌었다.

1. (과거) 학생들을 가둬서 주입식, 문제풀이식 공부만 시키는 비효율적인 시스템 => (현재) 물론 고등학교 3년 내내 너무 힘들었지만, 그 힘듦을 버팀으로써 멘탈 훈련 강화가 되었다. 아무리 일이 많고 해야될 것이 많아도 이겨낼 수 있다. 
2. 조금이라도 튀면 꼭 한마디 듣고, 남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불편함  => (현재) 외국인이라 (동양인이라) 튀긴 튄다. 안튈 수가 없다. 
3. 허세, 과시를 조장하는 사회 , 비싼 것들을 들고 있어야 남에게 인정 받는 듯한 느낌  => (현재) 한'인'사회에서 일부 그런 사람이 있기는 한데, 여기 현지에서는 비싼 물품을 들면 강도의 표적이 될까봐 무섭다. 여전히 명품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없다. 명품 가방 살 돈으로 주식을 사고 있다. 
4. 지겨운 연고주의, 학벌주의 => (현재) 타향살이 중에, 동향이나 동문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물론 한국은 면적이 조그마니까 한국 현지에서 연고를 따지면 싫은 마음은 들 수 있겠다.  학벌주의는, 나는 당당하다. 내가 당당하면 된다. 모모 인서울대학교 스페인어학과를 전공했다고 해도,, 현지에서 스페인어를 배우고 익히고 일을 하는 내가 더 스페인어를 잘한다. 

예전에 부정적이였던 나의 생각은 다소 긍정적으로 변하였지만,
그럼에도 내가 한국에서 살지 않을 이유는 (향후 20년 까지는 .. 사람일은 모르는 거기 때문에),바로 아직 태어나지는 않았고 내 뱃속에도 아직 없지만,
아이들 교육 때문이다. 

물론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면 멘탈이 아무래도 훈련이 되고 강해지는 이점이 있고, 여기 외국 현지에서 사는 한국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한국사람 멘탈보다는 조금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래도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 삼개 국어를 능통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한국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 비해 자율적 사고력도 많이 키워줄 수 있을 것 같다. 대신 여기 현지에서 보낼 american school은 한국 대학교 등록금이랑 비슷하다. 내 등골이 빠질 예정이다.
엄마로써 나는, 아이들에게 한국은 어떤 나라인가, 한국인이란 건 어떤 것인가 등등의 한국인으로써의 정체성을 키워주고 멘탈강화 훈련도 겸해서 할 생각이다.

첫째는 무조건 딸이었음 좋겠다. 슬기야 .. 내 첫째딸 '슬기'
둘째는 아들이건 딸이건 '로운' 으로 .. or 아들 확정이면 '영재'

삼남매를 키워내신 우리 부모님, 시부모님 , 그리고 다른 부모님들 대단하세요 .. 박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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